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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Relicta

안녕하세요, 먼지입니다.
3D 1인칭 퍼즐 플랫포머 게임인 Relicta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Mighty Polygon에서 제작했으며, 엔진은 Unreal Engine을 사용했습니다. 스토리도 어색한 부분 없이 깔끔하고, 그래픽이나 음향, 성우들의 연기도 뛰어난데다 퍼즐도 재밌습니다. 플레이타임이 너무 길긴 하지만요. 많은 부분에서 마음에 드는 좋은 게임입니다.
Relicta 스팀 상점 링크
특징
이 게임의 주된 요소는 자기장과 중력입니다. 플레이어가 손에 착용하고 있는 EM 인터페이스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큐브 등의 오브젝트를 자화시켜 서로 밀어내거나 끌어당기게 할 수 있습니다. 큐브의 중력/무중력 상태를 조절해서 큐브를 날릴 수도 있고요. 퍼즐의 틀은 Portal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으로, 큐브를 지정된 발판 위에 올려서 문을 여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종류의 벽, 드론, 타이머 버튼 등이 추가되어서 퍼즐이 복잡하면서도 푸는 재미를 잘 살린 게임입니다.
스토리
*스토리가 길어서 큰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만한 앞부분만 쓰겠습니다.
Buried in the eternal darkness of the lunar craters lies a secret that might claim your daughter’s life - or change the fate of humanity forever.
달 분화구의 영원한 어둠 속에는 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그리고 인류의 운명을 영원히 바꿔버릴 수도 있는 비밀이 묻혀 있습니다.
게임의 배경은 22세기, 아에기르 연구소가 달의 연구와 인간 거주를 위해 세운 찬드라 기지입니다. 찬드라 기지는 테라포밍을 거의 완료하여 지구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소 소속의 우주비행사 안젤리카 파텔(Angelica Patel)은 평소처럼 기지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솔리다리다드에 있는 딸 키라 파텔(Kira Patel)과 통화를 하다 기지 시스템에 알 수 없는 에러가 발생합니다. 다른 곳에 있는 탐사대원들과 통신이 끊어지고, 슈메이커(극지방으로 테라포밍된 시설)에 있던 대원 라이아 알라미(Laia Alami)는 슈메이커에 갇히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시스템 오류의 원인으로 파텔 박사는 그 원인으로 찬드라 기지의 미지의 물체, 렐릭타(Relicta)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렐릭타는 그동안 기지에서 숨겨왔던 물체. 파텔은 렐릭타의 존재가 지구에 알려지게 될 것을 우려하지만,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니 렐릭타 챔버에 접근하다가 기지 전체에 크래시가 발생합니다. 파텔은 대원들의 만류에도 불구, 기지 복구를 위해 렐릭타 챔버의 격리 프로토콜을 진행하다 렐릭타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합니다.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파텔은 알 수 없는 환청과 환각에 시달립니다. 기지 시스템 에러, 다른 대원들과의 통신 두절, 그리고 환각 증세까지 겹친 상황에서 파텔은 솔리다리다드에 갇힌 딸을 살리기 위해 혼자 남은 기지에서 실험을 계속합니다.
평가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지만, 상당히 좋은 게임입니다.
우선 퍼즐에 사용되는 요소가 매우 다양합니다. 당장 벽만 해도 각각 플레이어만, 큐브만, 드론만 통과할 수 있는 벽과 완전히 막힌 벽의 4가지가 존재해서 이 4가지를 적절히 껐다 켰다 하면서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장과 중력을 이용하는 만큼, 퍼즐을 풀면서 가속도나 힘의 작용 방향과 같은 물리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기도 하고요. 다만 게임이니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감으로 하면 됩니다. 퍼즐 플랫포머 게임으로써의 정체성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그래픽도 아주 뛰어납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테라포밍된 달에서 보내는데, 사막, 극지방, 열대 우림과 같은 자연의 모습을 잘 표현했습니다. 제 컴퓨터 사양이 더 좋았더라면 선명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플레이타임도 길고, 그만큼 퍼즐의 개수도 많습니다. 그것도 재미없을 정도로 쉽거나 머리 터지게 어렵지도 않게 난이도 조절을 잘 해 놨습니다. 정가가 2만원쯤 하는데 분량도 돈값 하는 것 같습니다. 전선과 스위치, 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퍼즐을 보면 처음에는 “으어어 이게뭐야”하다가도 일단 달려들어 보면 의외로 쉽게 풀립니다. 뭐가 어떻게 될까 이것저것 누르고 날려보면서 결과를 관찰하기를 몇 번 반복하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감이 옵니다. 아 팁을 하나 드리자면, 큐브를 놓으면 딱 들어맞을 듯한 나무 판자가 바닥에 있다면 거기 큐브를 놓아 보세요.
게임 더빙도 퀄리티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욕이 매우 찰집니다. System, you digital shit! 한국어 자막도 어투나 문맥에 어색한 점 없이 잘 되어 있고요. 성우와 번역에 투자 좀 했나 봅니다. 욕도 그대로 담아줬다면 더 재밌었을 텐데
하지만 조금 부족했던 점도 몇 있습니다. 먼저, 각 맵에서의 퍼즐을 끝내고 넘어갈 때 지나가야 하는 찬드라 기지의 섀클턴에서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대규모의 연구소인데 사람은 주인공 안젤리카 파텔 한 명뿐입니다. 도전과제 중에 숨겨진 수집품과 PDA 데이터를 찾는 것도 있는데 이것도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수집품과 PDA 데이터를 좀 늘려서 스토리 진행에서 복선의 용도로 사용했다면 좋았겠네요. 이전에 리뷰한 The Turing Test에서의 비밀 퍼즐처럼 말입니다.
게임의 저장 기능도 난이도와 플레이타임을 생각하면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게임이 뒤로 갈수록 퍼즐 하나하나가 길어지는데, 세이브는 한 퍼즐을 완전히 클리어해야만 저장됩니다. 그 세이브파일도 딱 하나만 있어서 게임을 원하는 챕터나 맵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가 없고요. 저장된 시점부터 이어서 할 게 아니라면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몇몇 부분은 퍼즐을 풀다 보면 “이거 진짜 이렇게 하는 거 맞아?”하는 찝찝함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 저만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일부 퍼즐은 잘 풀고 나서도 편법을 쓴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깰 수 있는 퍼즐도 몇 개 있고요.
그리고 스토리의 분량이나 소재를 생각해 보면 엔딩이 좀 빈약한 편입니다. 선택에 따라 엔딩이 두 개로 갈리는데, 플레이어가 엔딩에서도 좀 더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거나, 더 강렬한 연출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명작까지는 아니지만 퀄리티 높은, 좋은 게임입니다. 퍼즐 플랫포머 좋아한다면 할인할 때 사서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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