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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The Turing Test

안녕하세요, 먼지입니다. 여기 처음으로 쓰는 글이네요.
The Turing Test라는 스팀 게임을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Bulkhead Interactive에서 만든 FPS 퍼즐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난이도는 좀 있는 편이지만 맵을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분석하면 금방 풀립니다. 포탈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1편과 2편 사이 어딘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게임에는 “죽는다”라는 개념도 없고, 타이밍을 맞추거나 빠른 속도가 필요한 퍼즐이 적어서 매우 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The Turing Test 스팀 상점 링크
스토리
- 스포일러인 부분은 전부 접어 두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으셨다면 접어두지 않은 부분만 읽어주세요.
- 이 게임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며, 저는 영어에 그리 능통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스토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플레이하고 봤는데 누가 한국어 번역을 만들어 뒀더라고요. 미리 볼걸(210522 수정:스팀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국어 번역본은 구글 드라이브 링크가 삭제되었고,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번역본은 번역 품질이 너무 조잡합니다. 그냥 영어로 하세요.))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 즉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한 테스트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계가 하는 말에 대해서 인간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입니다. 게임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이 게임은 튜링 테스트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로 탐사를 떠난 ISA(International Space Agency)의 우주비행사 Ava Turing의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Ava는 긴 동면에서 깨어나, 우주선을 관리하는 인공지능 로봇 TOM(Technical Operations Machine)으로부터 동료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우주선을 타고 유로파에 착륙하여 탐사 기지로 들어간 Ava는 일종의 튜링 테스트인 “사람만이 풀고 나갈 수 있는 퍼즐로 잠긴 방”을 발견합니다. Ava는 퍼즐을 풀면서 대원들이 전부 어디 갔는지, 왜 이런 퍼즐을 만들어 두었는지에 의문을 가집니다. TOM은 자신은 인공지능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퍼즐을 풀 수 없고, Ava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퍼즐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발사할 수 있는 EMT라는 총을 주로 이용합니다. EMT를 이용해서 다른 곳에 저장된 에너지를 흡수하고 다른 곳에 발사해서 문을 열거나 플랫폼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어 홀더에 끼워서 사용하는 큐브, 밟거나 누르는 발판, 대형 전자석, 에너지를 공급하면 활성화되는 다리 등이 등장합니다.
■스포일러 - 1
접기/펼치기
Ava는 동료들이 만들어 둔, 패러데이 새장과 비슷한, 전자파를 전부 차단하는 방에 들어가면서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Ava는 자신의 자유의지로 움직이지 못하고, 손에 심어진 칩으로 TOM에게 생각과 행동을 조종당하고 있었습니다. Ava의 동료인 Sarah Brook은 패러데이 새장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문구와 영상으로 진실을 폭로합니다.
사실 그 전에 나오는, 중간에 들어가게 되는 우주비행사들의 숙소를 들어가면 먼저 알게 될 수 있는 사실입니다. Mikhail Tokarev의 방에 들어가면 책상에 태블릿이 놓여 있는데, 이 태블릿에서 그가 손등에 심어진 칩에 대해 의심하고, 이를 적출하려고 하다 손을 잃고, TOM과 동료들로부터 정신병자 취급을 받은 것에 대한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잠겨있는 다른 한 방의 문에는 어떤 대원의 TOM에 대한 불만이 담긴 쪽지가 붙어 있기도 합니다.
TOM에게 조종당한다는 설정은 Chapter 2의 Optional Chapter에서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는 각 챕터마다 퍼즐에 들어가기 전 통로가 더 길게 나 있고 옆에 다른 문이 있는 비밀 퍼즐이 하나씩 있는데, 2챕터의 숨겨진 방에서 다리를 건너면 (ctrl키를 누르고 천천히 건너야 합니다.)튜링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합니다. 컴퓨터에서 타자를 치려고 하면 처음에는 자유롭게 타이핑 가능하지만, 갑자기 무슨 키를 누르던 정해진 키가 눌리면서 “조종당하고 있다, 날 나가게 해 달라”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입력됩니다. 게임을 나갈 수도 없습니다.
이후 게임은 “TOM이 Ava를 조종한다”라는 설정을 이용합니다. 그동안 천장에 설치되어 있던 카메라로 시점을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카메라가 TOM의 머리와 똑같이 생긴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금 더 플레이하면 TOM과 똑같이 생긴 로봇도 등장합니다. Ava가 조작할 수 없는 특수한 스위치나 플랫폼을 카메라의 시점에서 조작하고, Ava가 갈 수 없는 곳을 로봇의 시점으로 이동하여 움직일 수 있습니다. 로봇은 에너지 1개를 저장 가능한 EMT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TOM은 왜 Ava를 조종하려고 했을까요? 다음 스포일러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일러 - 2
접기/펼치기
유로파 탐사대원들은 유로파에서 특이한 미생물을 발견합니다. 이 미생물은 다른 생물의 DNA를 가져와서 자신의 DNA를 계속해서 수리하여 수명을 끊임없이 연장하는, 영생할 수 있는 생물입니다. TOM은 ISA의 지시에 따라, 이 미생물에 대원들이 감염되었을 것이라며, 이 미생물이 지구로 들어갔을 때 사람들에게 일어날 끔찍한 일들을 말하며 “Ava를 비롯한 탐사대원들은 지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라고 말합니다.
이 사실 또한 숙소에서 먼저 알 수 있습니다. Soichi Yui의 방에 있는 태블릿에서 미생물의 발견과 연구에 대한 기록을 읽을 수 있습니다.
Ava는 당연히 이에 반발합니다. Ava는 기계가 인간의 자유 의지를 침범할 수 없다고 하며, TOM은 자유 의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Ava와 대원들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유로파에 남아야 한다고 밀어붙입니다.
■엔딩
접기/펼치기
Ava는 다시 한 번 대원들이 만들어 둔 패러데이 새장에 들어가, Sarah를 만납니다. TOM이 Ava를 조종할 수 없는 공간에서 Sarah는 Ava의 손에 심어진 칩을 빼내면서 통신이 끊깁니다.
이후 Ava와 Sarah는 TOM의 본체가 있는 방으로 향합니다. 칩을 빼냈기에 TOM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카메라로 둘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시점은 TOM의 서버 천장에 있는 무기로 이동합니다. Ava와 Sarah는 TOM을 정지시키려고 하고, TOM은 둘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며 무기를 쏘며 저항합니다. (무기의 시점이기에 플레이어가 직접 둘을 공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TOM이 가동 중단되고, (둘을 죽이던 죽이지 않던 엔딩은 같습니다.) “축하합니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며 게임이 끝납니다.
평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퍼즐 플랫포머 좋아하신다면 세일할 때 꼭 사서 해 보세요.
튜링 테스트라는 주제와 이를 풀어내기 위한 게임 스토리의 상황이 어색하지 않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퍼즐 난이도가 좀 낮기도 하고, 엔딩이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스토리의 복선을 깔아둔 방식이 퍼즐의 연장이라서 찾기 어렵지도 않고 이후 스토리에 대한 흥미를 끌어서 좋았습니다.
권장 사양이 약간 높아서 걱정했는데, MX150 그래픽카드를 쓰는 제 컴퓨터에서도 그래픽 옵션을 조금만 낮추면 튕김이나 프레임 저하 없이 원활히 플레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자막이 작아서 조금 가독성이 떨어지고, 목소리와 싱크가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한국어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영어 독해가 가능하다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스토리부터 게임 플레이까지, 완성도 높은 좋은 게임입니다. 저처럼 퍼즐 플랫포머 좋아하신다면 꼭 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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